
한정현 - 우리의 소원은 과학 소년
서이제 - 0%를 향하여
박서린 -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
김혜진 - 목화맨션
김지연 - 사랑하는 일
김멜라 - 나뭇잎이 마르고
전하영 - 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도서 가격: 특별보급가 5,500원)
2019년부터 매년 꼭 구입하고있는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신인 작가들의 단편소설을 모아놓은 형태인데, 단편소설인 만큼 호흡은 짧지만 꽤 긴 여운을 주는 좋은 작품들도 많이 수록되어 있다. 더군다나 언젠가부터 특별보급가(!) 5,500원이라는 매우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 단편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부담없이 구입할 수 있어 더욱 좋을 듯 하다.
소설 한 편 한 편이 모두 개성넘치고 좋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김혜진 작가님의 '목화맨션'과 박서린 작가님의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이 진한 여운을 남겼다.
<목회맨션>
재개발 호재 소식에 덜컥 구입했지만 재개발이 기약없이 미뤄지는 바람에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오래된 빌라의 집주인 만옥과 세입자 순미의 이야기이다. 오랜 시간 동안 함께하면서, 집주인과 세입자, 친구 사이 그 어딘가에서의 관계를 이어오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잔잔하면서도 너무 현실적으로 다가와서 피부에 닿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
이번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을 꼽는다면, 단연 이 작품이 될 것이다. 소설은 학교에서 뚱뚱하고 게임을 못 한다는 이유로 괴롭힘당하는 아들과, 엄마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엄마는 아들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게임 과외선생님을 구하지만, 과외선생님은 아들과 진정으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엄마부터 아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이해하고 배울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그렇게 엄마는 게임을 배우고, 마침내 아들을 괴롭히는 학교 동급생을 게임으로 이기지만, 게임 속에서 '엄마'라는 단어가 욕설로 쓰이는 광경을 처음으로 목격하며 충격에 빠지게 된다.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게임 속에서 처음 어머니에 대한 심한 욕설을 들었을 때, 여자라는 이유로 조롱당하고 희롱당했던 순간이 문득 떠올랐다. 그게 너무 불쾌하고 무서웠지만 한편으로는 꼭 게임은 하고싶어서(ㅋㅋ), 마이크나 채팅창을 끄고 게임을 하고는 했었다. 어떤 성별이라는 이유만으로 너무나도 큰 피해를 본다, 세상이 너무 불공평하다는 식으로 일방적으로 우기고 다른 성별을 공격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도 해결해주지 않는다. 다만 이 세상에 분명히 존재하는 현상들을 똑바로 바라보고, 인정하고, 어떻게 해결해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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