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삶

장염 입원 후기(feat. 열 41도)

두루미나 2021. 9. 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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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부턴가 컨디션이 급격이 안 좋아졌다고 느껴졌는데, 그냥 피곤한거겠지 하며 평소처럼 김밥이랑 컷팅수박을 먹고 잠들었다.

새벽에 너무 추워서 깼는데 열이 많이 나고 몸살 걸린 것 처럼 몸이 아팠다. 타이레놀 먹고 다시 잠들었다 일어나보니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아서, 재택근무도 하고 혹시 몰라 전복죽을 시켜먹었다.

문제는 그날 밤... 몸이 전날보다 세 배는 아파오더니 밤새도록 열이 펄펄 끓고 타이레놀을 두알씩 먹어도 세시간 쯤 지나면 다시 열이 오르고 몸이 너무 추웠다.

새벽에 정신을 겨우 조금 차리고 이거 심각한건가 싶어 열을 재보니....

무려 41도였다.
응?? 이게 가능한 사람 체온인가!? 체온계가 고장났나...??
싶어 또 재보고 또 재봤지만 41도가 맞더라.

119에 전화할까 싶었는데, 요즘은 열나면 응급실에서도 잘 안받아준다는 소문(?)도 있고 예전에 알러지때문에 응급실 갔을 때 괴로웠던 기억과... 비쌌던 병원비 생각에 병원 문여는 시간까지 기다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새벽에 아팠을 때 구급차 불러서 응급실을 갔어야 했다.


그렇게 병원 문 여는 시간에 맞춰 진료를 보니...
내가 안색이 너무 안좋고 열도 나고 배도 아프고 등등..
장염이 너무 심하다고 입원을 권유받았다.

배가 너무 아파서 움직이기도 힘들고, 타이레놀 먹고 급하게 열은 내렸지만 도무지 심상치가 않아서 바로 입원하겠다고 했다.

근데 짐을 가져다줄 사람이 없어서, 다시 집에 가서 짐을 주섬주섬 챙기고 병원으로 와서 코로나 검사를 받고, 이런저런 피검사 등등도 받고.. 장장 3시간? 만에 입원 성공..

비타민 수액 + 그냥 수액(?) 같은거 + 항생제 두종류 + 해열제 + 가끔 너무 아플때 진통제

이렇게 수액 여러개를 며칠동안 달고 다녔다. 병원비 생각도 안날만큼 첫 3일은 정말 밤낮으로 미친듯이 아파서, 가만히 누워서 티비만 간간이 봤다.

근데 티비에 자꾸 요리프로가 나와서... 속이 역했다. 2인실이었는데 식사시간에 옆 환자분 식사 냄새만 맡아도 토할 것 같아서 너무 괴로웠다.

그렇게 하루, 이틀, 3..4...5일동안 100% 금식했다.
물도 너무 많이 마시지 말라고 해서(들어가지도 않았지만) 조그만 생수 3병 마신게 다였다.

그렇게 6일째 되던 날.... 복통은 아직 조금 있었지만 열도 안나고 염증 수치도 조금은 떨어졌다고 해서 첫 식사를 허락받았다.

눈물의 첫끼.... 맛있다를 연발하면서 먹긴 했는데, 위가 작아져서인지 잘 못 먹겠더라. 그리고 흰죽 냄새가 너무 역해서 절반도 채 못 먹었다.

그렇게 입원 7일째, 염증 수치도 많이 내려가고 해서 퇴원할 수 있었다. 평소 아무거나 많이 잘(!) 먹는 체질이었는데, 앞으로는 적당히 가려서 조심스럽게 먹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병원비는 89만원 나왔고(...) 나왔지만 생각보다는 적게 나온 느낌이었다. 그리고 초반에 정말 밤낮으로 하루종일 너무 아팠는데 1-2시간 간격으로 간호사 선생님들이 계속 체크해주시고 수액 갈아주셔서 빨리 건강하게 나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입원 안하고 혼자 버텼으면 정말 큰일날 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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